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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초등학교 음악수업에서 리코더 보다 오카리나가 더 적합한 이유

by 비상하는고래 2023. 6. 27.

초등학교 음악교과활동 중 독주용 악기로 사용하는 가락악기는 리코더, 멜로디언, 실로폰, 단소, 소금 등이고 수행평가에 주로 사용하는 악기는 리코더이다. 그러나 나는 초등학교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락악기로 리코더보다 오카리나를 더 추천한다. 학교 현장에서 지도하고 있는 입장에서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해보려 한다. 

 첫 째,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오선악보에 실린 곡들의 음역대가  오카리나에 더 적합하다. 현재 근무 중인 학교의 음악교과서인 M사 6학년 음악 교과서의 경우 오선악보에 나타낸 곡 45곡 중에 낮은 솔이 등장하여 연주할 수 없는  창부타령을 제외하고 44곡을 오카리나로 연주할 수 있는 반면 낮은 시,도가 나와 리코더로 연주할 수 없는 곡이 19곡이나 된다. 초등에서는 알토리코더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므로 소프라노 리코더를 기준으로 한다. 이 통계는 오선악보에 나와 있는 모든 성부를 포함한 결과이다. 음정이나 박자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의 경우, 악기로 연주를 해보면 좀 더 쉽게 곡을 익힐 수 있는데 오카리나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은 초등학교에서 주로 사용할 기악 악기로 오카리나가 리코더 보다 더 적합하다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 

 둘 째, 리코더보다 오카리나의 운지법이 더 쉽다.  리코더는 바로크시대에 목관악기로 많이 연주되던 악기라고 한다. 그런데, 한동안 연주가 되지 않다가 근대 독일에서 다시 사용하려다 보니 '파'음의 운지법만 불규칙하여 좀 더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파'음의 운지법을 바꾼 것이 오늘날 초등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저먼식 리코더이다. 바로크식 리코더의 경우 '파'의 음이 더 정확하고 높은 옥타브나 반음의 경우 운지법이 저먼식보다 더 편리하다고는 하나 학생들이 주로 연주하는 곡들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저먼식이 더 쉽게 느껴진다. 어쨌든 문제는 학생들의 리코더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 않고 두 모델이 다 있는 경우 두 가지 운지법을 동시에 지도해야 하고, 반음의 경우 운지표를 보지 않고는 연주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비해 오카리나는 낮은 라부터 높은 파까지 13음만 연주할 수 있어 운지법이 간단하고 반음도 두 가지 규칙만 알면 되므로 훨씬 지도하기도 배우기도 쉽다. 

 셋 째, 학생들이 오카리나 소리를 더 편하게 느낀다. 리코더는 원래 나무로 만든 목관악기였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용 악기로 사용하기 위해 주로 플라스틱으로 제작을 하고, 그 중에 분리형으로 되어 있는 악기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이음새를 느슨하게 연결한 경우 음정이 맞지 않거나 듣기 싫은 소리가 많이 난다. 그리고, 학생들 중에 연주가 잘 안 되다보니 세게 불어서 '삑'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아 적지 않은 학생들이 그 소리 때문에 리코더를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오카리나는 악기를 부는 호흡의 세기에 따라 같은 운지라도 많게는 3음까지도 음정의 차이가 난다. 그래서, 오카리나 교육의 경우 첫 수업에서 해당음에 맞는 호흡의 세기를 연습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 교육을 하기 때문에 리코더 보다는 세게 불어서 '삑'소리는 내는 학생이 적다. 그러다 보니 리코더 보다는 오카리나의 소리를 더 좋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설문을 해 본 적이 없으므로 내 주관적인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