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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콩다래끼 치료기

by 비상하는고래 2011. 1. 28.

두 어 달 쯤 전부터 오른 쪽 눈이 침침할 때가 있다가 눈꺼풀 위로 뭔가가 만져졌다.
그 다음 날이면 눈도 다시 정상적으로 보이고 혹처럼 만져지는 것도 통증이 없기에 그냥 조금 지나면 없어지려니 하고 방치하다가 며칠 전부터는 자주 침침해지는 걸 느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증상이 딱 '콩다래끼'다. 치료기를 보니, 초기에는 그냥 소염제를 쓰면 되는데, 오래됐을 경우엔 수술(?)을 하면 된단다. 방치하면 더 안 좋다는 말에 그냥 예약없이 안과에 갔다. 이런 된장... 원장님이 수술 중이시라 한 시간 후에 오란다. 한 시간을 기다려 다시 방문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한 번 보자며 의자에 앉히더니,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콩다래끼가 난 것 같아요."
병원에서 보면 등장하는, 앉은 상태에서 얼굴 받침대 같이 생긴 기구에 턱과 이마를 대니, 라이트가 켜지면서 의사선생님이 관찰을 하셨다.
  "한 개가 아니네요. 세 개 정도 되네요. 오래되셨죠?"
  "네~ 두 달 좀 넘은 것 같아요."
  "네~ 바로 찢을게요."
응? 속으로는 뭔가 더 설명을 듣기를 원했지만 1분만에 진료 끝, 간호사님이 왈
  "잠깐 앉아계세요. 준비할께요."
엥? 별다른 설명없이 바로 수술(?)에 들어가는건가?
잠시 후,
  "들어오세요.침대에 이 쪽을 머리로 해서 누우세요. 안약 넣을께요. 눈 뜨세요."
역시나 별다른 설명없이 안약 넣고 나가버린다.
약간 눈꺼풀이 뻑뻑해지는 느낌이라 이게 마취액인가? 하는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잠깐 하는 와중에 의사선생님 입장.
  "눈 아래로 뜨세요~ 마취할 때 잠깐 아플겁니다."
의사선생님은 사실을 말씀하셨다. 마취주사를 눈꺼풀에 놓을 때,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리는 쭉 펴지고 엄지발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음... 그러면 마취를 했으니, 안 아플까?'
역시 얼토당토않은 생각이었다. 눈꺼풀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까뒤집어서 찢고 긁어내시는 선생님.
또 다시 내 엄지발가락에 힘은 들어가고(당연히 세 번 힘이 들어갔다) 수술(?)은 끝났나보다.
  "피가 나니까 일단 지혈할께요. 손바닥 넓은 부분으로 누르고 15분정도 후에 지혈되었는지 확인하고 보내드릴께요."
진료에 1분 수술(?)에 5분이나 걸렸을까나...
이렇게 성공적으로 시술은 끝나고, 넓은 쇼파에 약간 기대어 앉아 거즈를 붙여놓은 눈두덩을 손바닥으로 누르고 15분정도를 버텼다. 간호사님이 거즈를 떼고 새로운 거즈를 테이프로 고정시킨 후,
  "30분 후에 떼세요. 처방전 드릴께요. 신용카드 싸인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번처럼 오래되지 않았을 때엔 그냥 소염제로 되니까 근처 내과에 가셔도 됩니다."
9500원 결제.
  "확인이 중요하니까 내일 한 번 더 오세요~."
아래 층 약국에 가서 하루 치 약 3회분과 안약을 받고 3300원 결제.
약국을 나오니, 들어간 지 약 40분정도 걸린 듯 하다.
조금은 위험부담을 느꼈으나 가까운 거리므로 한 쪽 눈을 가린 상태에서 운전을 해서 귀가했다.(비추) 이렇게 콩 다래끼 치료 끝~ 이 되었으면 좋겠으나, 인터넷에서는 재발했다는 게 왜 자주 보였는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