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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여기저기

선운산 풍천장어와 복분자주

by 비상하는고래 2008. 10. 8.
몇 년 전에 선운사 근처에 단체로 여행을 갔을 때, 풍천장어와 복분자주에 반해서 그 때의 맛에 대해 친구와 몇번을 회자했었다. 그 기억을 더듬어 다시 찾아간 선운사.
선운산 자락에 자리잡은 선운사... 는 거기에 늦은 시간에 도착한 관계로 패스~
선운사를 통과하여 마애불 보러 가는 길에 옆으로 보였던 호수~ 꽤 운치가 있었다.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건너편으로는 작설차 밭이 있었다.


그냥 멋있어 보인다고 해서 찍은 나무^^;;

장사송~ 오른 쪽 옆에는 동굴이...

목적지였던 마애불상. 마애불상 오른 쪽 입구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도솔암이 있고, 도솔암 에서 주위 풍경을 바라보면 좋다. 계단 올라가는 것은 힘들다^^;;;

가는 데 1시간, 오는 데 1시간 해서 2시간 가량 소요가 되었고, 5시쯤 선운사 입구에서 출발해서 돌아올 때쯤은 깜깜했다 --;;

많이도 걸었고, 시간도 되었으니 배꼽시계가 진저리를 치며 울어제끼는 건 당연지사.
선운사 입구에 숙소를 잡았으나, 인터넷에서 많이 추천되던 '신덕식당' 은 거기서 도보로 약 15분 정도 걸렸다. 그냥 숙소근처에서 먹을까 거기까지 갈까 고민 끝에 그래도 유명한 곳에서 먹자는 취지에서 걸어가기로 결정.

일단, 1인분에 18,000원. 예전엔 가격도 모르고, 위치도 잘 가늠이 안되던 상태에서 먹었었기에 그 때 엄청 많이 먹었었는데 가격이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대뜸 종업원에게 물었다.
"여기 직접 담근 복분자주도 파나요?"
종업원 왈
"이제 직접 담근 복분자주를 팔면 불법이라서 안 팔아요. 대신 여기에서 만든 상표로 된 복분자주를 팔지요."
요것이다. 한 병 1만원.

예전에 페트병에 맛봤던 복분자주와 풍천장어를 함께 먹어 볼 기대는 여기서 1차 무너졌다.
그런데...

곧 이어 나온 풍천장어. 이상하게 불을 안 지핀다고 생각했었건만.
요렇게 나올 줄이야. 1인분 씩 각각 한 접시 씩 나누어서 담아오니 왠지 김이 빠졌다.

여기다 장어만 추가하면 완료되는 상차림.

그래서, 예전의 기억과는 다른 모습에 실망을 안았지만 맛은... 괜찮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술과 장어는 추가시키지 않고(장어가 양이 꽤 되어 배불렀다^^;;)
다시 선운사 입구로 돌아갔다.
생각보다 전체적으로 손님이 없었다. 펜션에 숙박하는 사람들은 모두 펜션 자체에서 해결하는 듯 보였다. 선운사 입구 쪽에 한 군데 선택해서 들어간 곳이 '뭉치네식당'
일단 대뜸
"직접담근 복분자주 있나요?"
반갑게도 있단다*^^*
배가 불렀으니, 장어를 더 시키기는 무리였고, 더덕무침에 복분자주를 시켰다.

더덕무침. 배가 부르지 않았으면 더 맛있게 먹었을텐데...

상표를 뗀 소주병에 가득 담긴 것이 우리가 바랬던 직접담근 100% 복분자주. 1병에 1만원.
1.8리터 페트병에 가득 담은 건 3만원이란다. 하지만, 사장님이 참 인간적인 분이시라 말만 잘하면 엄청 깎아 주신다는...^^;; 여쭤보니 여기는 장어를 직접 구워먹게 해 주신댄다. 다음에 또 장어를 먹으러 가게 되면 멀리 걸어갈 필요없이 여기서 먹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며... (장어가격은 동일) 풍천장어 와 복분자주를 찾아 떠났던 여행은 종결.